임신 확인
임신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라면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왔을 경우 일주일이 아주 길게 느껴질 것입니다. 4주에서 5주를 기다리는 그 한 주가 100년같이 길게 말이죠.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둘째를 기다리던 그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5주에 가면 확실한 초음파 사진을 볼 텐데 굳이 4주 3일에 초음파 사진을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보이시나요? 저기 중앙에 검은 점 두 개가 보이십니까?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임신은 확실한데 쌍둥이 일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쌍둥이라고요? 이 사진은 바로 4주 쌍둥이 초음파 사진입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놀라운 마음뿐이었습니다. 첫 애가 한 명 있었고 첫 애가 4살쯤 되니 육아도 한결 쉽고 혼자는 외로우니 동생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임신을 시도하였는데 갑자기 쌍둥이 일 수도 있다니 이게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도 힘든데 둘 정도는 어떻게든 키워야 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쌍 둥 이. 다음 주에 다시 방문하라는 말씀을 듣고 다음 주에 다시 초음파를 보러 갔습니다. 역시나 한 주가 늙어 죽을 것만 같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5주째 초음파 사진
정확하게 일주일 뒤에 방문했습니다. 배에 끈적끈적한 액을 바르고 기계를 갖다 대는데 얼마나 두근두근했던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검은 콩이 제법 길고 커졌지요? 맞습니다. 쌍둥이가 맞다고 합니다. 일주일간 초음파 사진만 검색하다가 쌍둥이가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어 그리 놀라진 않았습니다. 다만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쌍둥이라. 저는 엄청 짠순이어서 세 명이나 감당이 되겠나 생각은 했지만 요즘은 세 쌍둥이도 유행이고 일부러 쌍둥이를 만들고 싶어서 시험관에 도전하는 부부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들었기에 자연 임신으로 쌍둥이가 되었다면 ' 돈 벌었구나, 축복이구나.'라는 마음으로 바꿔 가지게 되었습니다. 축복받을 일에 걱정부터 앞섰던 과거의 나란 궁핍한 사람이었구나 생각이 듭니다.
7주 차 초음파
7주 차가 되면 아기가 커서 초음파가 한 화면에 다 들어오지 않는지 이렇게 사진을 A와 B로 나누어서 따로따로 찍어주었습니다. 심장 소리도 따로따로 크기도 따로따로 사진도 따로따로 왜 따로따로? 다른 아이이니까요. 이렇게 아기집이 2개인 경우는 이란성쌍둥이라고 합니다. 제법 아기 같은 모습이 되려면 7주 차는 되어야 합니다. 하루하루가 긴 예비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봐 예전 사진을 꺼내어보았습니다. 이때가 2015년 6월이었고 7년이 흘렀습니다. 올해 7세가 된 쌍둥이들은 서로가 친구가 되어 하루 종일 잘 놉니다. 물론 싸우는 시간도 짧지 않다는 것은 당연하고요. 임신을 기다리거나 임신 중이신 예비맘께 한 가지 당부드릴 말씀이 있어요. 옛 어른들이 임신을 했을 때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먹으라고 하시잖아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상황이 어려워 힘들더라도 예쁜 것만 보고 듣고 드시라고 말입니다. 임신했을 때 먹는 음식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아메리카노 정도는 마셨지만 유기농이나 현미 채소 같은 음식을 위주로 먹었습니다. 과일도 좋고 맛있는 것들. 그랬더니 아이들이 다들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쌍둥이라 좀 작게 태어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까지 아토피나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임신기간 동안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은 조금 참아보시라고요. 나중에 태어난 아이가 그런 것들로 고생한다면(꼭 고생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상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켜보는 부모도 힘들지 않겠습니까? 꼭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먹는 음식이 결국은 탯줄을 통해 아이에게도 양분이 될 텐데 굳이 좋지 않은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무거나 먹었는데도 건강할 수 있는 것 또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이지만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니까요. 쌍둥이에 관한 포스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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